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UNDERCOVER는 종종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라고 불린다.
대중적인 인지도만 놓고 보면 루이 비통이나 발렌시아가보다 덜 알려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패션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UNDERCOVER를 자신의 영감의 원천으로 언급한다.
스트리트웨어와 하이패션의 경계를 허물고, 펑크 문화와 예술을 패션으로 풀어낸 브랜드.
그리고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만의 세계관을 유지해 온 브랜드.
UNDERCOVER가 특별하게 평가받는 이유다.
모든 것은 준 다카하시로부터 시작되었다
UNDERCOVER는 1990년 일본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시 그는 일본의 명문 패션 학교인 문화복장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처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준 다카하시는 펑크 음악과 스케이트 문화에 깊은 관심이 있었고, 특히 영국 펑크 문화의 상징인 비비안 웨스트우드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취향은 훗날 UNDERCOVER의 정체성이 된다.
우라하라 문화를 만든 브랜드
UNDERCOVER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라하라(Ura-Harajuku) 문화다.
1990년대 초 일본 하라주쿠 뒷골목에서는 기존 패션과 다른 새로운 흐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트리트웨어, 펑크, 그래픽 디자인, 음악 문화가 뒤섞인 이 움직임은 훗날 전 세계 스트리트 패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준 다카하시는 친구였던 NIGO와 함께 1993년 NOWHERE라는 매장을 오픈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UNDERCOVER와 BAPE가 함께 판매되기 시작한다.
오늘날 스트리트웨어 문화의 시작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다.
"We Make Noise, Not Clothes"
UNDERCOVER를 대표하는 문장이 있다.
"We Make Noise, Not Clothes"
직역하면 "우리는 옷이 아니라 소음을 만든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준 다카하시는 옷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래서 UNDERCOVER 컬렉션은 늘 하나의 이야기처럼 전개된다.
어떤 시즌은 펑크 음악에서 시작되고, 어떤 시즌은 영화나 현대미술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 때문에 UNDERCOVER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라기보다 하나의 창작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파리 패션위크가 주목한 일본 브랜드

UNDERCOVER는 2002년부터 파리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일본 브랜드들이 스트리트웨어 이미지에 머물렀던 시기에 UNDERCOVER는 보다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펑크적 요소와 정교한 테일러링, 그리고 강한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방식은 다른 브랜드들과 확실히 차별화되었다.
오늘날 UNDERCOVER가 스트리트 브랜드이면서도 동시에 하이패션 브랜드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UNDERCOVER는 협업의 역사도 화려하다.
나이키와의 GYAKUSOU 프로젝트는 러닝웨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THE NORTH FACE, UNIQLO, Dr. Martens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오며 새로운 소비자층을 만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떤 브랜드와 협업하더라도 UNDERCOVER 특유의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업 제품조차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장 큰 화제가 된 인수 소식
2026년 UNDERCOVER는 또 한 번 패션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NIGO가 이끄는 HUMAN MADE가 UNDERCOVER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소식이 화제가 된 이유는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니었다.
1990년대 우라하라 문화를 함께 만들었던 두 사람이 30여 년 만에 다시 같은 배를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패션 관계자들은 이번 움직임이 일본 패션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무리
UNDERCOVER는 유행을 따라가는 브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속도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온 브랜드에 가깝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펑크와 예술, 스트리트 문화와 하이패션을 연결하며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그래서 UNDERCOVER는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평가받는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준 다카하시를 존경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UNDERCOVER는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BAPE와 함께 우라하라 문화를 만들었고, 파리 패션위크를 통해 세계 무대에 진출했으며, 지금도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 HUMAN MADE와의 새로운 시작은 UNDERCOVER가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브랜드로 남을 것임을 보여준다.
유행은 바뀌어도 UNDERCOVER가 가진 반항 정신과 창의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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