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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Brand Story

Jacquemus는 패션을 가장 즐겁게 만든다

by 초예민 2026. 7. 7.

 

패션은 때때로 너무 진지해진다.

완벽한 테일러링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분석하며, 럭셔리의 가치를 설명한다.

하지만 Jacquemus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은 잠시 잊게 된다.

햇살 아래를 걷는 모델들, 끝없이 펼쳐진 밀밭, 라벤더가 가득한 들판, 분홍빛 소금 호수….

옷을 보기 전에 먼저 그 공간이 눈에 들어오고, 그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옷이 보인다.

그래서 Jacquemus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패션을 가장 즐겁게 경험하게 만드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시작한 브랜드

Jacquemus는 디자이너 Simon Porte Jacquemus가 2009년 설립한 브랜드다.

브랜드 이름은 자신의 성이 아니라 어머니의 결혼 전 성에서 가져왔다.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그녀를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Jacquemus에는 Simon의 개인적인 기억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남프랑스 프로방스에서 보낸 어린 시절,

강한 햇살과 끝없이 펼쳐진 들판,

여유로운 공기와 따뜻한 색감.

그에게는 어린 시절의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Jacquemus를 가장 상징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프로방스를 가장 아름답게 런웨이로 옮기는 브랜드

 

개인적으로 Jacquemus를 이야기할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컬렉션보다 쇼를 연출하는 방식이다.

매 시즌 새로운 공간을 찾지만, 그 장소에는 항상 Jacquemus다운 감성이 있다.

라벤더 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런웨이,

밀밭 사이로 이어지는 긴 캣워크,

분홍빛 소금 호수 위에 놓인 런웨이,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역사적인 공간까지.

흥미로운 점은 공간이 옷보다 앞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풍경은 언제나 옷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고, 옷은 그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그래서 Jacquemus의 런웨이는 단순한 패션쇼가 아니라 하나의 여행처럼 기억된다.

컬렉션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옷만이 아니라 그 풍경 자체를 함께 떠올린다.

이런 쇼를 연출할 수 있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옷

Jacquemus의 옷은 화려하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드레스는 여성스럽지만 과하지 않고,

셔츠는 단순하지만 실루엣 하나만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특히 브랜드가 잘하는 것은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도시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리조트웨어처럼 보이면서도 일상에서 충분히 입을 수 있다.

여름 휴가를 위해 만든 옷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도 휴가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옷에 가깝다.

그 점이 Jacquemus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가방 하나가 브랜드를 바꿨다

Jacquemus를 대중적으로 알린 계기는 단연 Le Chiquito였다.

손바닥만 한 작은 가방은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히려 그 비현실적인 크기 때문에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e Chiquito는 단순한 베스트셀러가 아니었다.

SNS에서 수없이 공유되며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Jacquemus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상징적인 아이템이 되었다.

이후 브랜드는 Le Bambino처럼 조금 더 실용적인 가방까지 선보이며 액세서리 카테고리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오늘날 Jacquemus는 드레스뿐 아니라 가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 Jacquemus를 산다면

Jacquemus를 처음 경험한다면 의외로 셔츠와 드레스를 추천하고 싶다.

브랜드가 가장 잘하는 실루엣을 가장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라면 Le Bambino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선택이고,

브랜드의 상징성을 경험하고 싶다면 Le Chiquito 역시 여전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컬렉션을 보다 보면 화려한 룩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실제 옷장에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잘 만든 기본 아이템들이다.

Jacquemus는 그 균형을 굉장히 잘 아는 브랜드다.


패션은 결국 즐거워야 한다

패션에는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많다.

하지만 옷을 입는 순간의 기분까지 함께 만드는 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Jacquemus는 늘 햇살이 비치는 풍경을 보여주고,

그 풍경 속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걷고 웃는 모습을 담아낸다.

그래서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새로운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 어딘가 떠나고 싶고, 저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는 감정이 먼저 생긴다.

어쩌면 그것이 Jacquemus가 다른 브랜드와 가장 다른 점일지도 모른다.

좋은 옷은 사람을 멋있게 만들지만,

좋은 브랜드는 사람의 기분까지 바꾼다.

Jacquemus는 패션을 가장 즐겁게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