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vavav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아마 런웨이를 먼저 기억할 것이다.
모델이 넘어지고, 옷이 무대 위에서 찢어지고, 관객이 모델에게 쓰레기를 던지는 쇼.
화제성만 놓고 보면 Avavav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바이럴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 브랜드를 오래 보다 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런웨이는 매번 달라지지만, 브랜드가 던지는 질문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패션은 왜 이렇게까지 진지해야 할까?’
Avavav는 그 질문을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던지는 브랜드다.
바이럴보다 먼저 아이디어가 있다
Avavav는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 Beate Karlsson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면서 지금의 브랜드가 됐다.
그녀는 매 시즌 강렬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만들지만, 쇼의 출발점은 늘 하나의 아이디어다.
모델이 넘어졌던 2023년 컬렉션은 패션계가 성공만 보여주는 문화를 풍자한 것이었고, 옷이 무대에서 망가졌던 컬렉션은 실패를 숨기려는 패션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2024년에는 관객이 모델에게 쓰레기를 던지는 연출을 통해 온라인 악성 댓글과 집단 심리를 현실로 옮겼고, 2025년에는 육상 트랙에서 달리는 모델들을 통해 패션과 스포츠가 모두 경쟁과 성과를 강요하는 구조라는 점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Avavav의 런웨이는 충격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컬렉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다.
옷도 충분히 재미있다
런웨이만 보면 Avavav는 퍼포먼스 브랜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오버사이즈 후디와 데님, 테일러링, 니트처럼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 많고, 여기에 과장된 비율이나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한다.
대표적인 네 손가락 슈즈나 클로(Claw) 디테일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의 유머와 디자인 언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그래서 Avavav는 런웨이보다 제품을 직접 보면 훨씬 완성도가 높은 브랜드라는 인상을 받는다.
유머는 브랜드의 철학이다
패션은 종종 권위를 가진 산업처럼 보인다.
Avavav는 그 권위를 가장 먼저 웃음으로 무너뜨린다.
하지만 브랜드가 비웃는 대상은 옷이 아니라 패션 시스템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 문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런웨이, SNS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까지.
Beate Karlsson은 이런 구조를 유머로 풀어내며 오히려 패션을 더 자유롭게 바라보자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Avavav의 컬렉션은 웃기지만 가볍지 않다.
바이럴 이후에도 살아남은 이유

많은 브랜드가 한 번의 화제성으로 끝난다.
Avavav는 조금 달랐다.
쇼가 화제가 된 이후에도 컬렉션은 꾸준히 발전했고, Adidas Originals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최근 컬렉션을 보면 퍼포먼스는 여전히 이어지지만, 제품은 점점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화제를 만드는 브랜드에서,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로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Avavav의 런웨이를 보고 있으면 브랜드가 패션을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웃음의 대상은 패션 자체가 아니다.
패션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소비하는 우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Avavav는 단순히 재미있는 브랜드로 끝나지 않는다.
유머를 통해 패션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브랜드다.
아마 그것이 Avavav가 바이럴을 넘어 지금도 계속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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