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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Brand Story

Lauren Manoogian은 결을 만든다

by 초예민 2026. 7. 13.

Lauren Manoogian의 옷은 처음부터 눈에 띄는 브랜드가 아니다.

화려한 컬러도 없고, 강한 로고도 없다. 실루엣 역시 과장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 번 손이 가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이유는 디자인보다 에 있다.

옷의 표면이 만들어내는 결, 니트 조직의 결, 그리고 천연 소재가 가진 자연스러운 결까지.

Lauren Manoogian의 컬렉션은 하나의 디자인보다 그런 작은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더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 브랜드의 옷은 멀리서 보기보다 가까이에서 천천히 볼수록 더 매력적이다.


자연스러운 결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Lauren Manoogian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하지만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뉴욕이라는 도시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페루다.

브랜드는 오랫동안 페루의 장인들과 협업하며 니트웨어와 액세서리를 만들어 왔다.

알파카와 피마 코튼, 메리노 울처럼 천연 소재를 사용하는 이유도 단순히 좋은 원단을 선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소재가 가진 본래의 질감과 결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살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Lauren Manoogian의 니트는 지나치게 매끈하지 않고, 완벽하게 균일하지도 않다.

손으로 만든 흔적이 조금씩 남아 있는 표면은 브랜드만의 개성이 된다.


옷보다 먼저 보이는 것은 표면이다

Lauren Manoogian의 컬렉션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다.

어떤 실루엣인지보다 먼저 원단의 표면이 눈에 들어온다.

거칠다는 의미는 아니다.

부드럽지만 입체적이고, 포근하지만 무겁지 않다.

실을 촘촘하게 짜서 매끈한 표면을 만드는 대신, 조직감이 살아 있는 니트를 통해 자연스러운 깊이를 만든다.

그래서 같은 베이지라도 평평하게 보이지 않는다.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고, 움직일 때마다 옷의 결도 함께 살아난다.

Lauren Manoogian의 옷이 편안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실루엣도 결을 따라 움직인다

이 브랜드는 실루엣 역시 과장하지 않는다.

몸을 조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오버사이즈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옷과 몸 사이에 적당한 여백을 남겨두고, 소재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그래서 입었을 때의 인상이 굉장히 편안하다.

특히 니트 코트나 롱 가디건은 몸을 감싸기보다 자연스럽게 둘러지는 느낌에 가깝다.

움직임을 따라 생기는 주름과 소재의 흐름까지 디자인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Lauren Manoogian을 대표하는 것은 니트웨어다

브랜드를 처음 접한다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역시 니트웨어다.

알파카와 울을 사용한 스웨터부터 롱 가디건까지, Lauren Manoogian의 철학이 가장 잘 담겨 있는 카테고리다.

특히 Capote Cardigan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어깨선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실루엣과 여유로운 볼륨감 덕분에 계절이 바뀌어도 계속 손이 간다.

니트 팬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템으로, 다른 미니멀 브랜드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화려한 디자인보다 소재와 실루엣으로 승부하는 Lauren Manoogian다운 선택이다.


조용한 옷일수록 오래 입게 된다

Lauren Manoogian의 옷은 처음에는 담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몇 번 입다 보면 손이 자주 가는 이유를 알게 된다.

유행을 따라 만든 디테일이 없고, 컬러도 차분하며, 소재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한 시즌을 위한 옷이라기보다 몇 년 동안 함께 입을 옷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도 그런 방향에 가깝다.

무언가를 덜어내기 위한 절제가 아니라, 오래 입을 수 있는 균형을 만들기 위한 절제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것은 결이다

패션은 종종 새로운 실루엣과 강렬한 컬러를 이야기한다.

반면 Lauren Manoogian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옷을 만든다.

소재가 가진 본래의 질감을 살리고, 손으로 만든 흔적을 숨기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과 조직감까지 디자인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 브랜드의 옷은 새것처럼 완벽한 모습보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몸에 익어가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Lauren Manoogian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좋은 옷은 눈에 띄는 디테일보다 오래 바라볼수록 보이는 작은 차이에서 완성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Lauren Manoogian이 만드는 것은 니트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아름답게 남는 ‘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