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3 Dries Van Noten 27SS, 감각을 깨우는 여름 드리스 반 노튼의 컬렉션은 언제나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매 시즌 새로운 컬러와 프린트,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지만, 컬렉션을 보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개별 아이템보다 하나의 분위기다.27SS 역시 마찬가지였다.이번 컬렉션은 화려한 디테일보다는 공기처럼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감각이 먼저 느껴졌다.실루엣은 부드럽게 흐르고, 소재는 바람을 머금는다.화려한 여름이라기보다, 해가 길어진 어느 오후를 천천히 걷는 듯한 여름이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얇은 오간자와 시어 소재, 가벼운 실크, 자연스럽게 구겨지는 리넨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옷에 무게보다 움직임을 더했다.재킷은 구조를 강조하기보다 몸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고, 셔츠는 피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 2026. 7. 17. Sonia Carrasco가 해석한 지속가능성 패션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많은 브랜드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환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옷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여전히 디자인이다.아무리 좋은 철학을 가지고 있어도 입고 싶지 않은 옷이라면 결국 옷장에 오래 남지 않는다.Sonia Carrasco는 그 점을 잘 이해하는 브랜드처럼 느껴진다.이 브랜드는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그보다 먼저 오래 입고 싶은 옷을 만든다.그리고 그 태도는 컬렉션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지속가능성은 철학보다 태도에 가깝다Sonia Carrasco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다.컬렉션은 유기농 면과 재활용 섬유, 책임 있는 생산 방식 등 .. 2026. 7. 16. AMIRI 27SS, 할리우드의 노스탤지어 패션위크를 보다 보면 어떤 쇼는 옷보다 하나의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AMIRI의 27SS 컬렉션이 그랬다.쇼를 보는 내내 떠오른 것은 오래된 할리우드 영화였다.노을이 지는 로스앤젤레스, 클래식한 호텔 바, 그리고 셔츠 단추를 몇 개쯤 자연스럽게 풀어 입은 남자의 모습.이번 시즌의 AMIRI는 이전보다 훨씬 조용했다.그렇다고 브랜드의 개성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AMIRI가 꾸준히 이야기해 온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를 조금 더 깊고 성숙한 방식으로 풀어낸 시즌처럼 느껴졌다.패션 디테일의 특징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테일러링이었다.이전 시즌에도 재킷은 꾸준히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컬렉션 전체를 이끄는 중심축처럼 보였다.어깨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허리는 과하게 조이지 않는다. 팬츠는 길게 흐.. 2026. 7. 15. Lauren Manoogian은 결을 만든다 Lauren Manoogian의 옷은 처음부터 눈에 띄는 브랜드가 아니다.화려한 컬러도 없고, 강한 로고도 없다. 실루엣 역시 과장되지 않는다.그런데 한 번 손이 가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그 이유는 디자인보다 결에 있다.옷의 표면이 만들어내는 결, 니트 조직의 결, 그리고 천연 소재가 가진 자연스러운 결까지.Lauren Manoogian의 컬렉션은 하나의 디자인보다 그런 작은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더 인상적이다.그래서 이 브랜드의 옷은 멀리서 보기보다 가까이에서 천천히 볼수록 더 매력적이다.자연스러운 결은 만들어지는 것이다Lauren Manoogian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다.하지만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뉴욕이라는 도시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페루다.브랜.. 2026. 7. 13. Auralee의 컬러 팔레트 2026.06.24 - [패션/Brand Story] - Maison Mihara Yasuhiro, 재미있는 일본 브랜드Auralee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색이다.물론 좋은 소재와 뛰어난 봉제, 완성도 높은 기본기를 갖춘 브랜드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실제로 Auralee의 니트와 코트, 셔츠는 그런 평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하지만 컬렉션을 계속 보다 보면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소재의 이름보다 색이다.이번 시즌에는 어떤 베이지를 보여줄까.어떤 브라운을 만들었을까.아이보리와 크림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어떻게 표현했을까.Auralee는 새로운 컬러를 만드는 브랜드라기보다, 익숙한 컬러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색을 고르는 감각이 특별한 브랜드Aurale.. 2026. 7. 12. Haikure, 결국 다시 찾게 되는 데님 좋은 데님 브랜드를 만나면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새로운 핏을 계속 찾지 않게 된다.대신 이미 잘 맞는 핏을 하나 찾고, 그 핏으로 다른 워싱을 사고 싶어진다.Haikure는 바로 그런 브랜드다.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핏을 꾸준히 발전시킨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워싱과 컬러를 더하며 컬렉션에 변화를 준다.그래서 시즌이 바뀌어도 낯설지 않다.마음에 들었던 핏은 그대로인데, 이번에는 어떤 워싱으로 나왔을지가 더 궁금해지는 브랜드다.개인적으로 Haikure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핏은 그대로, 워싱은 새롭게Haikure 컬렉션을 보다 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Bethany, Bonn.. 2026. 7. 12. 이전 1 2 3 4 5 ··· 11 다음